아식스 노바블라스트5 롱텀 착용기, 솔직하게 써봤다

러닝화 하나를 꽤 오래 신으면 확실히 느낌이 달라진다. 처음 신었을 때의 인상과 몇 달 뛰고 난 뒤의 인상은 다르다. 노바블라스트도 마찬가지였다. 매장에서 신어봤을 때의 설렘과 지금의 내 감상은 꽤 온도 차이가 있다. 오늘은 한참 신고 나서 느낀 점들을 담백하게 정리해보려고 한다.

노바블라스트5는 매장에서 직접 사왔다. 가을에 사러 몇번 갔었는데 그때 마다 사이즈가 품절이라 그냥 돌아오곤 했었는데 겨울에는 물량이 좀 풀려 있는 상황이었다. 원래 운동화를 270mm를 신는 편인데, 운동화는 앞코가 1센치 이상 남게 신는 편인것 같다. 그냥 큰게 편한것 같기도 하고, 너무 딱 맞으면 롱디시 불편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있어서다. 발볼은 와이드로 구매하였으니 참고 바란다.

광고나 홍보성 글이 아니다. 내 돈 주고 사서 실제로 뛰면서 겪은 그대로의 소감이다.

일단 가볍다, 이건 정말 확실하다

박스에서 꺼내 들었을 때부터 “어? 생각보다 가볍네” 싶었다. 손에 쥐었을 때 느껴지는 무게감 자체가 다르다. 이전에 신던 뉴발란스 1080이 묵직한 쿠션슈 느낌이었다면, 노바블라스트는 공기를 담은 것처럼 가볍다.

이 가벼움은 신고 뛸 때 체감이 더 크다. 달리는 도중에 발이 피로해지는 속도가 확실히 느리다. 장거리 훈련이나 느긋한 조깅 페이스에서 발목에 걸리는 부담이 적은 편이라, “오늘은 좀 더 뛰어볼까?” 하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게 한다. 러닝화에서 무게가 주는 심리적 영향이 이렇게 크구나 싶었다.

쿠션감은 상당히 좋은 편, 통통 튀는 재미가 있다

노바블라스트의 시그니처는 역시 쿠션이다. 발이 닿을 때마다 통통 튀는 느낌이 나는데, 이 감각이 꽤 중독적이다. 단순히 푹신하다기보다는 반발력이 살아있는 쿠션이다. 발을 내디디면 쿠션이 눌렸다가 다시 튕겨주는 느낌이라, 리듬을 타기 좋다.

특히 가벼운 조깅이나 중거리 페이스에서 이 반발감이 잘 살아난다. 발이 자연스럽게 앞으로 굴러가는 느낌이 들면서 러닝 자체가 즐거워진다. 아스팔트에서 뛸 때 발이 지면에 꽂히는 게 아니라, 살짝 띄워주는 것 같은 감각이 마음에 든다.

충격 흡수력은 기대보다 약한 느낌이다

솔직하게 말하면 충격 흡수 부분에서는 아쉬움이 있다. 이전에 신었던 뉴발란스 1080과 비교하면 확실히 약한 것 같다. 1080은 발을 푹 감싸면서 충격을 묵직하게 받아내는 느낌이었는데, 노바블라스트는 튕겨주는 쪽에 힘이 실려 있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장거리를 뛰고 나면 발바닥이나 종아리에 피로가 더 빨리 쌓이는 경향이 있다. 짧고 경쾌한 러닝에서는 좋지만, 체중이 많이 나가는 분들이나 10km 이상 장거리를 꾸준히 뛰는 분들이라면 이 부분을 꼭 고려해보셨으면 한다. 통통 튀는 재미와 깊은 쿠션은 다른 영역이다.

평발에 가까운 내 발에는 아쉬운 부분이 있다

이건 개인차가 있는 부분이라 참고만 해주셨으면 한다. 내 발은 평발에 가깝다. 노바블라스트를 오래 신다 보니 발 바깥쪽으로 체중이 많이 실리는 느낌을 받는다. 착지할 때 무게 중심이 바깥으로 밀려나는 감각이 있는데, 이게 솔직히 유쾌한 느낌은 아니다.

러닝화의 구조상 중립적인 착지 성향을 가진 사람에게 맞춰진 것 같다. 평발이거나 오버프로네이션(과내전) 경향이 있는 분들은 처음 신을 때는 괜찮아도 거리가 늘어날수록 불편함이 누적될 수 있다. 안정성을 중시하거나 발 아치가 낮은 편이라면, 매장에서 충분히 뛰어보고 판단하시는 게 좋을 것 같다.

발에 맞는 러닝화를 고르는 건 정말 개인적인 영역이라는 걸 다시 한번 느꼈다.

앞부분 안정감도 1080보다는 살짝 부족하다

같은 1080과의 비교를 이어서 하나 더 얘기하자면, 신발 앞부분의 안정감에서도 차이가 느껴진다. 착지하고 지면을 밀어낼 때 발 앞쪽이 잡아주는 감각이 살짝 덜하다고 해야 할까. 1080을 신고 뛸 때는 전족부가 넓게 감싸주면서 지면을 단단하게 눌러주는 느낌이 있었는데, 노바블라스트는 그 부분에서 미묘하게 헐겁다.

아마도 앞부분의 폭이 뉴발란스보다 좁게 빠진 구조 때문인 것 같다. 발가락이 펼쳐지는 공간이 상대적으로 여유롭지 않다 보니, 지면을 박차고 나갈 때 힘이 한 점으로 모이는 경향이 있다. 발볼이 넓은 편이라면 이 부분도 한 번쯤 체크해볼 만한 포인트다. 매장에서 신어보고 전족부가 꽉 끼는 느낌이 없는지 꼭 확인해보시길 권한다.

누구에게 추천할 수 있을까

정리해보면 노바블라스트는 가벼운 무게와 반발감이 매력적인 러닝화다. 짧은 거리에서 경쾌하게 뛰고 싶은 분, 통통 튀는 감각을 즐기는 분, 발 아치가 정상 범위에 있는 분이라면 충분히 만족할 만하다.

반대로 장거리에서 묵직한 쿠션으로 발을 보호받고 싶은 분, 평발이거나 발 안쪽으로 힘이 쏠리는 분, 체중이 있어서 충격 흡수가 중요한 분이라면 다른 모델도 함께 비교해보시는 걸 권한다. 나 같은 경우도 장거리 훈련 날에는 다시 뉴발란스 계열을 꺼내 신게 되더라.

좋은 러닝화의 기준은 스펙이 아니라 내 발에 맞느냐에 달려 있다. 이 글이 노바블라스트5를 고민 중인 분들께 작은 참고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