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 사이 전 세계적으로, 특히 미국을 중심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라켓 스포츠가 있습니다. 바로 피클볼(Pickleball)입니다. 라켓을 들고 네트를 사이에 둔 채 공을 주고받는 모습을 보면 자연스럽게 테니스가 떠오르지만, 막상 코트에 들어가 보면 테니스와는 확연히 다른 고유의 매력과 규칙을 가지고 있습니다.
운동을 새롭게 시작하고 싶거나, 테니스의 높은 진입 장벽 때문에 망설이셨던 분들이라면 피클볼에 큰 관심을 갖고 계실 텐데요. 오늘은 테니스와 비슷하면서도 완전히 다른 라켓 스포츠, 피클볼이 테니스와 구체적으로 어떤 점이 다른지 상세하게 비교해 드리겠습니다.
피클볼이란 무엇인가요?
피클볼은 1965년 미국에서 가족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가벼운 놀이로 처음 고안되었습니다. 테니스, 배드민턴, 탁구의 요소를 절묘하게 결합한 이 스포츠는 배우기 쉽고 남녀노소 누구나 무리 없이 즐길 수 있다는 장점 덕분에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스포츠로 자리 잡았습니다.
얼핏 보면 ‘미니 테니스’ 같기도 하고 ‘야외에서 치는 탁구’ 같기도 한 피클볼. 그렇다면 기존의 테니스와는 어떤 뚜렷한 차이점이 있을까요?
피클볼 테니스와 다른점 핵심 비교 5가지
1. 코트의 크기와 네트 높이
가장 눈에 띄는 차이점은 바로 경기장의 크기입니다. 피클볼 코트는 배드민턴 복식 코트와 동일한 크기(너비 6.1m, 길이 13.4m)를 사용합니다. 이는 일반 테니스 코트의 약 3분의 1에서 4분의 1 정도밖에 되지 않는 크기입니다.
덕분에 피클볼은 경기 중 뛰어다녀야 하는 활동 반경이 좁아 체력적인 부담이 적고, 무릎이나 발목 등 관절에 미치는 충격이 덜합니다. 또한, 피클볼의 네트 높이는 중앙 기준 34인치(약 86cm)로 테니스 네트(36인치)보다 살짝 낮아 네트 플레이를 하기에 조금 더 수월합니다.
2. 사용하는 장비: 라켓(패들)과 공
테니스와 피클볼은 사용하는 장비에서 아주 큰 차이를 보입니다.
라켓 vs 패들: 테니스는 줄(스트링)이 매여 있는 크고 탄성 있는 라켓을 사용합니다. 반면, 피클볼은 탁구채를 크게 만든 것처럼 생긴 딱딱한 판 형태의 ‘패들(Paddle)’을 사용합니다. 주로 카본 파이버, 유리 섬유, 나무 등의 소재로 만들어지며 테니스 라켓보다 훨씬 가볍습니다.
공: 테니스공은 부드러운 펠트로 덮여 있고 탄성이 매우 높아 바닥에 튀기면 높이 솟아오릅니다. 하지만 피클볼은 플라스틱 재질에 여러 개의 구멍이 뚫려 있는 ‘위플볼(Wiffle ball)’ 형태의 공을 사용합니다. 공의 무게가 가볍고 탄성이 적어 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으며, 테니스공처럼 멀리 날아가거나 높이 튀지 않습니다.
3. 서브 방식의 차이
테니스에서 서브는 머리 위로 공을 던져 강하게 내리꽂는 ‘오버핸드’ 방식이 주를 이룹니다. 빠르고 강력한 서브 자체가 하나의 큰 공격 무기가 됩니다.
하지만 피클볼에서는 공격적인 서브를 제한하기 위해 반드시 ‘언더핸드(Underhand)’ 방식으로만 서브를 넣어야 합니다. 패들과 공이 만나는 타구 점이 반드시 허리 아래(배꼽 아래)에 위치해야 하며, 손목을 위로 꺾어 올리며 부드럽게 넘기는 것이 규칙입니다. 이 때문에 초보자들도 서브 득점에 대한 압박 없이 쉽게 게임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4. ‘논 발리 존(키친)’의 존재
피클볼 테니스와 다른점을 논할 때 절대 빼놓을 수 없는 가장 특징적인 규칙이 바로 ‘논 발리 존(Non-Volley Zone)’, 일명 ‘키친(Kitchen)’입니다.
키친은 네트 양쪽으로 7피트(약 2.1m) 거리까지 설정된 구역을 말합니다. 이 구역 안에서는 공이 바닥에 한 번 튀기기 전에는 절대 공을 쳐낼 수 없습니다(발리 금지). 테니스에서는 네트 바로 앞까지 달려가 강력한 스매시를 날리는 것이 가능하지만, 피클볼에서는 키친 룰 때문에 네트 앞 맹공격이 불가능합니다. 이 규칙 덕분에 힘보다는 정교한 컨트롤과 전략적인 두뇌 싸움이 훨씬 더 중요해집니다.
5. 득점 방식
테니스는 15, 30, 40, 게임(Game)이라는 독특한 점수 체계를 사용하며 세트제로 경기를 진행합니다.
반면 피클볼의 점수 계산법은 비교적 직관적입니다. 일반적으로 11점(또는 15점)을 먼저 내는 팀이 승리하며, 듀스일 경우 2점 차이가 날 때까지 경기를 진행합니다. 중요한 점은 ‘서브권을 가진 팀’만이 득점을 올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사이드 아웃 스코어링). 상대방의 서브 게임에서 이기면 점수를 얻는 것이 아니라 서브권만 가져오게 됩니다. (최근에는 랠리에서 이기면 무조건 점수를 얻는 랠리 스코어링 방식을 도입하는 대회도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피클볼이 최근 폭발적인 인기를 끄는 이유
테니스와 다른 피클볼만의 매력은 결국 ‘접근성’과 ‘포용성’에 있습니다. 테니스는 정확한 스윙 폼을 익히고 실제 랠리를 이어가기까지 수개월의 레슨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피클볼은 10분만 규칙을 배우면 초보자도 바로 랠리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또한 코트가 작고 공의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리기 때문에 20대 청년과 60대 어르신이 함께 복식 파트너로 뛰어도 전혀 무리가 없습니다. 운동 효과는 확실하면서도 신체적 부담이 적고, 네트 거리가 가까워 경기 중 파트너 및 상대방과 대화를 나누며 즐기는 ‘소셜 스포츠’로서의 장점이 극대화되어 있습니다.
결론
지금까지 라켓 스포츠의 신흥 강자인 피클볼과 전통의 강호 테니스의 다른 점들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았습니다. 요약하자면, 강력한 힘과 넓은 코트를 누비는 엄청난 활동량을 원한다면 테니스가 제격입니다. 반면, 관절에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 빠른 반사신경과 두뇌 싸움을 즐기고, 가족 및 친구들과 쉽게 어울려 땀을 흘리고 싶다면 피클볼이 완벽한 선택이 될 것입니다.
두 스포츠는 겉보기엔 비슷하지만 서로 다른 매력과 재미를 선사합니다. 아직 피클볼을 경험해 보지 못하셨다면, 이번 주말 근처 체육관이나 전용 코트를 찾아 가벼운 패들을 쥐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테니스와는 또 다른 경쾌한 타격음과 랠리의 재미에 푹 빠지게 되실 것입니다.
